줄거리책을 낸 후 1년 동안 저자는 그 전까지 상상하지 못한 경험을 했습니다. 생존학생으로서뿐만 아니라 책의 저자로서 감사한 시간, 떨리는 날들을 보냈습니다.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, 책을 낸 덕분에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. 수많은 독자가 남긴 벅찬 응원의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감사히 읽었습니다. 어린 초등학생들이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손편지도 받았고요,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 앞에서 강연할 기회들도 생겼습니다. 그리고 ‘4·16 기억교실’에 찾아갈 용기도 얻었습니다. 무려 9년 만에 처음 낸 용기였습니다.
4·16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, 저자가 지난 1년간 겪은 일들에 감사의 마음을 덧붙여 이 개정판을 펴냅니다. “저와 다르지만, 다른 곳에서 다른 형태로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분들께” 이 책의 바람이 가닿길 바랍니다.
줄거리마냥 미소만 지어지는 서사로 가득한가 하면, 아니다. 주인공들은 탐욕스럽거나 불행하고 절망스러우며 슬픈 상황에 직면해 있다.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자살을 하러 간다(「자살하러 가는 길에」), 아이 분윳값도 없어서 동창회에 10만 원을 빌리러 가고(「벌금 만 원」), 병든 엄마를 홀로 긴 세월 간병하고 있기도 하다(「내향적인 홍이」).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상황에서 과연 인류애를 느낄 만한 결말이 어떻게 나오는가가 이 책을 읽을 때 얻게 되는 재미와 공감의 지점이다.
이미 발표한 1천여 편의 소설 중 작가가 특별히 사랑한 여섯 편과 새롭게 선보이는 열아홉 편을 묶어 독자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과 안도감을 전하고자 한다.